안녕하세요. 오늘은 다산북스에서 출간된 프로데 그뤼텐 작가의 <닐스 비크의 마지막 하루> 책을 읽어왔어요.
사실 처음에 닐스 비크라는 주인공의 이름이 잘 입에 붙지 않아서 어색했어요. 닐도 아니고 닐스? 그리고 “피오르”라는 곳에서 닐스가 사람을 태워 나르는 페리 운전수로 일을 하는데 피오르라는 곳도 궁금했어요. 그래도 미리 찾아 보지 않고 책을 읽으면서 피오르가 어떻게 생겼는지 제 머릿속으로 열심히 상상해봤어요.
그리고 드디어 찾아본 피오르 제가 생각했던 거랑 비슷해요. 피오르는 빙하로 만들어진 좁고 깊은 만이래요. 대충 이렇게 생긴 멋진 곳을 닐스는 수십년 간 아침부터 밤까지 배를 타고 사람들을 날랐어요. 평생 피오르에서 단조로운 삶을 살았던 주인공이 나이가 들고 병에 걸려 죽음을 맞이하러 가는 이야기예요. 인생 마지막으로 배를 타고 몇십 년간 본인이 태웠던 승객들을 다시 배에 태워 만나며 과거를 되돌아봐요 물론 그 승객들도 이미 다 죽은 유령에 가까워요. 제가 읽으면서 감명 깊었던 구절들을 적어왔어요. (43p) 모든 일에는 끝이 있다. 그 끝은 결코 당신이 생각하는 것과 같지 않다. ... 언젠가는 마지막으로 딸을 목말 태우고 숲을 산책하는 날이 올 것이다. 산 위에 올라가 발밑의 풍경이 마치 나만의 것 같다고 느낀 마지막 날. 마지막으로 가게에 가서 빵과 우유와 버터를 산 날. 마지막 여름. 마지막 수영. 이 부분을 읽고 슬펐어요. 언젠가는 나에게도 이 일상들이 마지막일 날이 오겠지. 마지막 여름인 걸 알게 된다면 얼마나 슬플까 ㅠㅠ 마지막인 것을 알아야 더 소중하게 여기게 되는 나의 간사함도 알게 됐어요. 몇 페이인지 기억나지 않지만 “사람들에게는 각자의 삶이 있고, 그 삶은 언젠가 끝나기 마련이에요.” 이 문장이 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라고 생각했어요. 삶은 유한하다!ㅠㅠ (151p) 나는 닐스 비크, 내게는 배가 있다. 나는 이 배를 얼굴들로 가득 채우고 피오르를 건넜다. (158p) 하지만 닐스가 그곳에 머물기 위해 투쟁했던 것처럼 아이들은 그곳을 벗어나기 위해 투쟁했다. 사랑꾼 닐스에게는 두 딸이 있는데, 그 두 딸 모두 시골마을인 피오르를 떠나 독립했어요. 아빠인 닐스는 그 딸들을 그리워하고. 이 문장도 공감이 많이 됐어요. 우리 아빠가 겹쳐보이기도 하고. 평생 작은 도시, 몇십년간 지켜온 그곳을 떠날 생각이 없는 우리아빠. 나는 그 작은 도시는 지긋지긋하고, 큰 도시가 좋고. 한 곳에만 머무르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닐스 비크의 딸들도 똑같이 느꼈나봐요. 닐스 비크는 정의로운 사람이에요. 불의를 보고 참지 않고 나서는 사람이고, 정말 많은 사람들을 도왔어요. 그래도 누구에게 생색내지 않는 사람이에요. 평생 아내 만을 사랑하고 배를 타고 사람을 나르는 것 밖에 몰랐던 주인공이 담담하게 자신의 마지막 날을 살아가는 이야기에요. 나의 인생을 돌아보게 되는 책 다들 한번씩 꼭 읽어보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