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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회의원 선거 개표사무원 후기
    - 2020. 4. 18.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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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며칠 전에 하고 온 국회의원 선거 개표사무원 알바(?) 후기를 쓰려고 해요.

     

    처음에는 예전부터 해보고 싶었던거라 좀 설렜어요.

    근데 결론은 이 경험은 한번으로 충분하다.

    다시는 안해야겠다 생각했어요.

     

    *우선 이 개표사무원 업무는 지역 바이 지역이라는걸 꼭 알아두세요.

    지역마다 끝나는 시간부터, 모이는 시간, 간식 등등 천차만별이에요.

     

    우선 개표사무원이 되면 정해진 장소로 몇시까지 오라고 문자로 연락이 와요.

    저희는 선거일 오후 4시까지 모이라고 했어요.

    (네시 반까지 모이라는 곳도 있다고 함.)

     

     

    교육을 위해 빨리 오라는 건데 교육은 뭐.. 순식간에 끝나요.

    교육받은거 1도 없어요.

    일찍 불렀으면 교육 좀 시키지.

    버린 시간이 너무 많아요.

    선관위는 각 부서가 무슨 일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교육 좀 제대로 시켜줘야할듯.

    아무것도 안알려줘서 주먹구구식으로 하다가 팀원들끼리 싸움날 뻔.

     

     

    교육 같지도 않은 교육이 끝나고, 각자 저녁을 먹을 시간을 줍니다.

    시간은 여유롭고 식사 제공은 안돼요.

    알아서 먹고 오면 석식비는 계좌이체 해준대요.

     

    그리고 이것도 지바지일 것 같은데, 저희 개표소는 "개함부-투표지분류기운영부-심사집계부"로 나눠져 있었어요.

     

    <개함부>

    일단 투표함이 도착하면 개함부에서 쏟아서 접어진 투표용지를 하나하나 펴고, 같은 종류의 투표용지끼리 분류를 해요.

    사실상 가장 일을 많이 하고 힘든 부라고 할 수 있음.

    그치만 개함이 다 끝나고 먼저 가게 해줬어요.

     

    <투표지분류기운영부>

    제가 봤을 때 여기가 제일 honey....

    개함부에서 분류해 준 투표용지를 기계에 넣으면 알아서 분류해줘요.

    총 갯수랑 기계로 분류 안되는 미확인 용지들을 심사집계부로 넘기면 끝.

    앉아서 그냥 기계를 잘 주시하면 되는 듯.

    비례대표 투표용지가 길어서 분류기를 못쓰니, 나중에는 그냥 개함부에 다 가서 개함부 일을 도와주고 일찍 가셨음.

     

    <심사집계부>

    저는 심사집계부였어요.

    개함부보단 훨씬 쉬웠어요.

    그리고 우선 개함부-투표지분류기운영부를 다 거쳐야해서 대기하는 시간이 엄청 길어요.

    완전 심심하고 무료해요.

    선관위는 심사집계부는 좀 30분 늦게 불러도 될듯.

    그리고 그만큼 집에 늦게 갑니다.

    암튼 제가 한 일은 투표지분류기운영부에서 한번 세서 온 투표용지들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거에요.

    개수기가 있어서 숫자를 세는 것 보다는, 앞 기계에서 착오로 들어간 용지들을 골라내는게 중요해요.

    잘못 분류된게 은근 많아요. 한 투표용지당 1-2개씩은 나와요.

    무효표가 유효에 들어있다던가, 다른 번호에 들어가있던가 이런식으로.

    그런 표들을 심사해서 정정해요.

     

     

    참고로 저는 선거 다음날 새벽 5시에 일이 끝났어요. 도랐멘.

    (다른 지역은 2시에 끝난 곳도 있고 그래요)

    하지만 선관위 직원들과 일부 개표사무원들은 오전 7시에 끝났다는 분들도 있어요...

     

     

    사실 저는 개함부는 아니라 몸이 힘들고 그렇진 않았어요.

    문제는 저희 개표소가 겁나 추웠다는거.

    옷 따뜻하게 입고 간 편인데도 동사할 뻔 했음.

     

     

     

     

     

     

    제가 개표사무원 필수 준비물 알려드립니다.

     

    1. 보조배터리

    -저는 열심히 일하느라 폰 볼시간이 없을 거라 생각하고 안챙겨갔는데 완전 경기도 오산.

    필수템입니다. 

    폰 보는 시간 겁나 많아요.

    투표함 도착을 기다리고, 일이 내 앞으로 오기를 기다리는 대기시간이 겁나 깁니다.

    저는 이북리더기 가져가서 이북 좀 읽었어요.

     

     

    2. 간식

    -선관위에서 간식을 주긴 해요.

    저희는 빵하고 음료수 줬어요. 떡 주는 곳도 있대요.

    근데 당연히 지바지겠지만 저희는 밤 12시쯤에 줘서 그 전에 배고팠어요 엄청.

    투표용지에 흘리면 안되니까 음식물 반입은 금지에요.

    대신 에너지바 같은 거 밖에 나가서 먹고 오면 돼요.

     

    3. 긴바지+긴양말

    -발목 보이는거 입고 가지 마세요.

    발목 추워서 잘라집니다.

    옷 무조건 따뜻하게!

    여러 겹 껴입고, 바지는 앉았을 때 발목 안보이는 걸로.

    거기에 발목양말보다 긴거 신으면 금상첨화.

    체육관 같은 곳에서 밤을 새야하니까 핫팩도 챙기면 좋아요.

     

     

    이상이에요.

    개표사무원을 추천한다면?

    딱! 한.번.쯤.은 해볼만 하다.

    수당도 받고, 뭔가 내가 민주주의 실현에 아주 조금이라도 기여한다는 보람을 느낄 수 있음.

    근데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하지말라고 말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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